[기사 입력 3-4-20]
필라델피아 근교의 Media 시에 Rose Tree Park 이라는 공원이 있다. 시민들이 휴식을 취하기도 하고 대규모 공연이나 행사가 열리기도 하며 또한 현지 순직경관들을 위한 기념조형물도 있어 많은 Media 시민들이 찾는다.
시민들의 공연장으로 사용되는 Rose Tree Park
Rose Tree Park의 아름다운 가을 전경
현지 순직경관들을 위한 기념조형물
그런데 이 공원의 가장자리 다른 한 켠에는 외롭게 보이는 오래된 기념비가 하나 있는데, 여기에 미주한인동포들에게는 아주 낮 익은 이름 하나가 새겨져 있다. 고 송재 서재필 박사를 기념하기 위한 비석이다.
이 기념비가 건립된 지 만 45년이 지난 3월 2일 따스한 봄 기운이 만연한 날, 필라델피아 한인 역사의 산 증인인 박상익 회장과 함께 이 공원을 방문했다.
다음은 박상익 회장이 이 기념비에 관하여 philain.com에 특별히 기고한 전문이다.
1975년 3월 1일, 미디어시에 위치한 Rose Tree Park에 고 송재 서재필 박사의 기념비를 건립하고 개막식을 거행한지 어언 45년의 세월이 흘렀다.
점점 이 기념비에 대한 한인 동포들의 관심이 멀어져가는 것이 아쉬워 지난날을 회상하면서 역사적 사실을 남기고자 지난 3월 2일 필라델피아 기독교 방송국 C-Radio 권윤오 편집국장(필라인 미디어 대표)과 함께 이 기념비를 방문했다.
1973년 3월 1일, 한인회 회장(고 임덕상 박사, 유펜대학교 수학과 과장)과 한인회 임원들이 고 서재필 박사 생가를 방문한 후, 고인의 뜻을 기리기 위하여 Rose Tree Park에 기념비를 세우자고 의견을 모았다.
건립위원회를 구성하고 위원장에 고 임덕상 박사를, 사무총장에 박상익을 선출하였다.
약 2년 동안 필라델피아, 뉴욕, 워싱턴DC, 뉴저지, 커네티컷 등 미주 동부 지역의 한인동포들을 상대로 열심히 건립기금을 모금하였다.
내 기억으로 그 당시 필라델피아 지역 전체 한인동포 숫자가 약 3천명 정도였으며, 주 구성원은 유학생과 교수 및 간호사가 대부분이며 사업하는 사람이 거의 없을 때라 경제력이 약해 모금이 쉽지 않았다. 기억에 아직도 생생한 성금은 뉴욕 모 큰 단체가 현금으로 $341를 큰 봉투에 넣어 보내왔는데 $1짜리가 대부분이었다.
목표액이 $15,000이었는데 부족하여 한국정부에 지원을 신청하였으나 당시 한국정부도 넉넉하지 않아 난색을 표명하였다. 한국정부로부터 지원받는 것 자체를 반대하는 기류도 있었지만 여러 경로를 통하여 일부 지원을 받아 마침내 기념비를 건립하게 되었다.
기념비의 전면부(좌)와 후면부
동부지역 한인동포 뿐만 아니라 한국 정부 및 대한민국 국민들의 성금으로 건립되었으니 시대를 초월하여 한민족이 추앙하고 존경하는 서재필 박사임을 그 때 실감하였다.
기념비를 건립한 후 필라델피아 한인회주최 8.15경축 야유회를 이 공원에서 개최하고 축구, 야구, 어린이 사생대회 등 여러 한인행사도 이곳에서 열렸으며 3.1절 행사도 이 공원에서 거행하고 만세 삼창을 외치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이 생생한, 바로 우리 한인동포들이 애용하였던 장소였다.
기억이 정확치 않지만 언제부터인가 한인인구의 증가와 분포 지역의 변화로 Fort Washington Park에서 야유회와 기타행사를 하기 시작하게 되었고, 이후부터는 한국에서 오는 손님들이나 일년에 한 두 번 찍는 사진 배경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필라델피아 한인동포들의 추모의 마음은 그후 고 서재필 박사 유해가 한국으로 송환되어 고인이 사랑하던 고국 땅에 묻히게 되고, 이곳 한인 의사들이 중심이 되어 서재필 기념재단을 건립하여 지금까지 의료, 교육, 봉사, 사회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왕성하게 기념 사업을 하고 있어, 필라델피아 한인동포사회의 큰 자랑이 아닐 수 없다.
기념비 뒷면 하단에 새겨진 표석
7여년 전에는 재단 사업의 일환으로 서재필 박사 기념 교육관을 건립키로 하고 한국 보훈처로부터 Matching Fund 150만불 제공을 확약 받고 전 미주 한인동포들을 상대로 기금을 모금하였으나 뜻을 이루지 못한 너무나 아쉽고 잊을 수 없는 기억도 있다.
그러나 금년에 서재필 재단의 노력으로 한국보훈처의 지원을 받아 생가를 보수하고 파킹장도 늘리는 등 여러가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니 관계자들에게 감사와 경의를 개인적으로 드린다.
하지만 아직도 이 사업에 부족한 기금을 모금 중이라고 하니, 45년 전 그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기금을 모금하여 기념비를 건립한 저력으로 많은 한인동포들이 모금에 동참하여 아름답고 역사적인 기념관으로 변모되기를 기원한다.
더불어, 이번 기회에 45년 전에 세워진 이 기념비 주변의 조경을 새롭게 하고 조형품 등을 세우고 안내판도 추가하는 등 기념비 주변도 재단장하여 다시 한인동포들에게 재조명되면 어떨까 하는 욕심도 부려본다.
→ Rose Tree Park 찾아가는 길 (네비게이션 Driving Direction)
[편집자 주: 박상익 회장은 1968년도에 필라델피아에 와서 한인 유학생회장, 8대 한인회 회장, 경제인협회 회장, 미주상공인 총연합회 회장, 세계 한인상공인 총연합회 초대회장, 재미동포 88올림픽 후원회장, 제 14기 민주평통 필라델피아 협의회 회장 등으로 섬겨왔으며 초창기 한인회 및 경제인협회 사무총장으로 한인동포단체 창립에 산파역을 한 동포사회 역사의 산 증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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