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접어들면서 베가스 최고의 날씨를 즐기고 있습니다. 한국에 있었더라면 최고의 가을 그림을 볼 수 있을 것이지만, 이곳 베가스에서는 colorful한 spectacular를 볼 수 없는 것이 아쉽기도 합니다. 하지만 두어 시간만 가면 그나마 가을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들이 있어서 다행입니다. 이러한 그림들도 아주 짧은 기간만 볼 수 있기에 한 컷 한 컷이 소중하고 아름다울 뿐입니다. 이렇게 우리가 누리는 자연의 아름다움은 정말 혜택입니다. 그것은 정말 혜택이며 특권입니다. 누릴 수 없는데 누리게 하시는 하나님의 은혜이지요. 그것은 그야말로 선물입니다. 그런데 가끔 우리는 이 누리는 특혜(은혜/선물)을 마치 당연히 누려야 하는 권리쯤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왜 올해는 이것이 없지? 왜 이번에는 이렇게 안 좋은거야? 불평을 합니다. 아쉬움을 넘어서 짜증과 화를 내는 사람도 있습니다. 누리면 감사이고, 못 누리면 어쩔 수 없는 것인데도 그동안 당연히 누려왔으니 이제는 마땅히 누려야 하는 권리쯤으로 치부해둔 것이지요.
인생을 살다가 보니, 겸손해지게 됩니다. 나이가 들고, 때론 고난과 병듦이 찾아오게 될 때에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산다는 것이 누구나 누리게 되는 당연한 권리처럼 여기고 살았는데, 숨 쉬는 것이 누구나 당연히 누리는 권리인 줄 알았는데, 뛰는 건강한 심장이 누구나 가진 권리인 줄 알았는데 사실은 그것이 아니라 그건 하나님의 선물이요 은혜였던 것이었습니다. 지구를 세 바퀴나 돌 수 있는 긴 길이를 가진 사람의 혈관에 피가 구석구석 보내지고, 그 피들이 혈관을 돌아 다시 심장으로 돌아와 건강한 피로 다시 몸의 구석구석을 돌아 건강하게 살게 하는 것도 우리가 누리는 당연한 권리가 아니고, 정말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초자연적인 섭리의 은총이었던 것이었습니다. 숨을 쉰다는 것도 그렇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몸이 부실해지고 아프면 원망과 짜증을 냅니다. 실망과 실의를 넘어 인생의 분풀이를 하나님에게 쏟아 붓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믿는다는 우리들이 말입니다. 어느 권사님의 고백입니다. 그렇게 열심히 기도하며 매달렸는데 하나님은 어떤 일에 최악의 결과를 주셨답니다. 주변의 사람들도 아연실색을 했습니다. 그렇게 기도도 열심히 하며 매달렸는데… 그런데 그 분은 그렇게 해석하지 않으셨습니다. 하나님이 ‘더 좋은 것을 주시고, 합력하여 선을 이루실 것을 믿기에 절대 실망하지 않고 감사합니다.’ 참, 믿음이라는 것이 이런데서 능력으로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그동안에는 당연하게 누리는 축복이 내 권리인줄 알았는데 그것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감사의 계절입니다. 우리는 다음 주일에 추수감사주일로, 그리고 온 나라가 감사의 절기로 보내는 기간입니다. 혹시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은혜들을 마치 내가 마땅히 누려야 하는 권리쯤으로 생각해온 잘못을 범하지 않았는지 생각해 볼 시간입니다. 그래서 조금만 불편하고, 조금만 어려워져도 하나님을 원망하며 믿음을 깨트리진 않았는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그냥 감사합니다. 주셔서 감사하고, 거두어 가셔도 감사합니다. 욥이 고백했던 것처럼, 우리도 그리해야겠습니다. 내게 주신 은혜를 무엇으로 보답할까. 혹시 입으로 지나치지 않았는지 생각해 보십시다. 풍성한 감사는 진정한 감사의 표현입니다. 감사합니다. 주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