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커지고 싹 바꾼 신형 싼타페…쏘렌토 독주 깨고, 중형SUV 왕좌 노린다

현대자동차의 싼타페는 2012년 3세대 모델(코드명 DM) 출시 이후 국내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에서 최강자 자리를 지켜왔다. 2015년까지만 하더라도 9만2928대 팔리며 국내 SUV 중 가장 많이 팔린 모델로 등극했다.

싼타페는 3세대 모델이 출시된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년 연속 중형 SUV 시장에서 판매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모델 노후화로 2연 연속 기아차 쏘렌토에 정상 자리를 내줬다. 현대차는 올해 출시되는 싼타페 4세대 모델(코드명 TM)이 중형SUV 시장에서 다시 왕좌를 찾아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전시장에 신형 싼타페 출고 시점에 대한 문의 전화가 작년 말부터 있었을 정도로 고객들의 관심이 뜨겁다”고 말했다.

◆ 싼타페 출시 임박…연 10만대 판매 목표

현대차는 오는 2월 초부터 신형 싼타페에 대한 사전 계약을 받고 2월 말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신형 싼타페의 내수목표를 연 10만대로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내수시장에서 10만대 이상을 판매한 차량(상용 제외)은 그랜저IG 뿐이다.

SUV는 법인과 택시용 수요가 거의 없다. 택시와 법인용 구매가 일정부분을 차지하는 그랜저와 달리 순수 개인용 수요로 10만대 이상 판매하겠다는 것은 현대차가 그만큼 신형 싼나타에 기대하는 것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형 싼타페 렌더링 이미지./ 현대차 제공
▲ 신형 싼타페 렌더링 이미지./ 현대차 제공

현재까지 공개된 디자인과 사양을 보면 차체가 커지고, 신기술이 대거 탑재됐다. 우선 휠베이스가 늘어나 실내공간과 트렁크 공간이 넓어졌다. 디자인은 지난해 출시한 소형SUV인 코나와 비슷한 느낌이다. 현재까지 공개된 측면 이미지를 보면 신형 싼타페는 기존 모델보다 앞뒤가 길어졌고 A필러(앞창문과 운전석 창문 사이 기둥)가 뒤로 밀려 역동적인 느낌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헤드램프와 후방램프는 더 각진 형태로 바뀌었다.

파워트레인은 2.0, 2.2 디젤 엔진, 2.0 가솔린 터보 엔진에 8단 자동변속기가 적용된다. 최첨단 기능들도 대거 탑재했다. 후진 출자 중 접근하는 차량을 감지해 운전자에게 경고하고 충돌 위험 발생시 제동 제어를 통한 충돌을 방지하는 기술인 ‘후방교차 충돌보조(RCCA)’ 시스템이 적용됐다.

신형 싼타페는 현대차 SUV 최초로 고속도로주행보조시스템(HDA)을 장착한다. HDA는 제네시스 브랜드 전차종, 그랜저IG 등 고급 차량에만 적용했다. 현대차는 2월 국내 판매를 시작한 이후 싼타페 판매 지역을 미국과 중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가격은 기아차 쏘렌토와 비슷하거나 약간 비싼 수준으로 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 중형SUV시장, 경쟁차량 많아 독주 어려울 수도

중형급 이상 SUV 시장은 현재 기아차 쏘렌토 천하라고 할 수 있다. 쏘렌토는 2016년 8만715대 팔리며 국내 SUV 판매 1위를 달성했고, 지난해에도 7만8458대로 싼타페보다 2만6000대가량 많이 팔렸다.

쏘렌토는 신형 싼타페 출시에 대비해 지난 8월 2018년형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을 미리 출시했다. 덕분에 주행 성능과 내·외장 디자인, 안전·편의사양 등을 개선하고 전장(4800mm)과 휠베이스(2780mm)를 포함해 트렁크 용량(660리터, 5인승 기준)을 대형 SUV 수준으로 키웠다.

한국GM은 노후화된 중형 SUV 모델 캡티바를 대신할 차량으로 미국에서 생산된 에퀴녹스를 올해 상반기중 수입해 판매할 예정이다.

지난 2005년 데뷔한 에퀴녹스는 전 세계에서 200만대 이상 판매된 GM의 베스트 셀링 차량이다. 미국에서만 매년 20만대 이상 판매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에퀴녹스와 쉐보레의 대형 SUV인 트레버스가 함께 들어올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들 차량이 수입되면 한국GM은 트렉스-에퀴녹스-트레버스로 이어지는 SUV 라인업을 갖추게 된다.

르노삼성차는 지난해 9월 출시한 중형 SUV QM6 가솔린 모델을 내세워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가솔린 모델의 강점은 가격 경쟁력이다. 디젤 모델에 비해 300만원 가량 저렴하다. 가솔린차 특유의 정숙성도 높은 점수를 받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니즈가 변화하면서 최근 중형 세단보다는 SUV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현대차의 싼타페와 한국GM의 에퀴녹스가 출시되면 중형 SUV 시장도 소형SUV 시장 못지않게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