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께 2.54㎝, 지름 7.62㎝, 무게 156~170g의 경화고무로 만든 아이스하키 퍽은 2011년 2월 러시아대륙간아이스하키리그(KHL) 올스타전 때 데니스 쿨야시가 세운 기네스 공식대회 기록(시속 177.7㎞)에서 보여지듯 ‘총알처럼’ 날아간다.
스틱의 탄성과 때릴 때의 힘, 회전을 통한 퍽의 순간 가속도로 인한 충격은 온갖 보호대로 10㎏ 이상 중무장한 선수들도 움찔할 정도다. 묵직한 퍽에 맞아 앞니가 부러진 예는 많고, 심지어 생명까지 잃는 경우도 있었다. 얼음판 위에서 마찰력을 줄이기 위해 경기용 퍽은 영하 8~12도로 냉각돼 투입된다. 너무 얼리면 자칫 퍽이 깨질 수가 있다.
2분 정도 지나면 스틱에 맞은 퍽의 열이 올라가 바꿔준다. 가로 1.83m, 세로 1.22m 골문 앞에는 투구와 갑옷 등 20㎏의 장비를 갖춘 골리가 있다. 퍽을 손으로 다루는 것처럼 스틱으로 자유롭게 터치하는 프로 선수들은 골리의 가랭이 사이나 골문의 좁은 모서리 사이를 겨냥하는데, 냉각된 퍽이 상온의 퍽보다 빨라서 좋다.보통 20분씩 3피리어드 경기에 총 30~35개의 퍽이 들어가고, 펜스 넘어 이탈하거나 연장할 때까지 대비해 경기당 80개 이상의 퍽을 얼려서 준비한다.
평창겨울올림픽에 사용될 퍽은 총 6600개다. 퍽은 각종 대회 기념물로도 쓰인다. 2017년 4월 한국대표팀이 우크라이나에서 열린 디비전1 그룹A(2부)에서 2위를 차지해 사상 처음으로 국제아이스하키연맹 챔피언십(1부)에 진출했을 때, 신상훈의 디비전1 그룹A 마지막 우크라이나전 결승골 퍽은 동료들이 챙겨줘 현재 대한아이스하키협회에 보관돼 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