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V 앞세운 BMW vs 세단 확대로 맞서는 벤츠

수입차 업계의 영원한 ‘숙적’ BMW와 메르세데스-벤츠가 올해는 새로운 신차 라인업을 구성해 맞붙는다.

BMW가 올 상반기 중 국내 시장에서 출시하는 소형 SUV 모델 X2/BMW 제공
▲ BMW가 올 상반기 중 국내 시장에서 출시하는 소형 SUV 모델 X2/BMW 제공

지난해 BMW와 벤츠는 중형세단을 앞세워 국내 수입차 시장의 패권을 놓고 경쟁했다. 2016년 출시돼 수입차 시장을 평정한 벤츠의 중형세단 E클래스를 꺾기 위해 BMW는 신형 5시리즈를 출격시켰다. BMW는 신형 5시리즈 효과에 힘입어 전년대비 23% 증가한 5만9624대를 판매했지만, E클래스를 앞세워 6만8861대를 판매한 벤츠의 아성을 넘어서지는 못했다.

올해 BMW는 3종의 새로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출시해 국내 수입차 판매량 1위 고지를 탈환하기 위한 도전에 나선다. 반면 벤츠는 E클래스의 뒤를 받쳐줄 세단이 주가 된 라인업을 구성해 BMW의 신차 공세에 맞설 예정이다.

◆ BMW, 올해는 SUV로 정상 재도전…상반기 소형 X2 이어 X4·X5 연내 출시

BMW는 올해 총 10종의 신차를 국내 시장에서 선보일 계획이다. 이 가운데 1분기 중 출시될 소형 SUV인 X2는 BMW의 전체 판매실적 개선을 이끌 최대 기대주로 꼽힌다. 지난해 6월 출시된 현대자동차 (155,000원▲ 2,500 1.64%)의 코나가 6개월간 약 2만4000대가 판매됐을만큼 국내 시장에서도 소형 SUV의 인기가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4일(현지시각)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2018 북미국제오토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된 X2는 BMW의 SUV 라인업인 X시리즈에 새롭게 추가된 소형 모델이다. X2는 BMW의 전통적인 키드니 그릴의 위, 아래로 뒤집어 아래로 갈수록 넓어지는 그릴 디자인을 최초로 채택하는 등 외관 디자인에서 기존 모델들과의 차별화를 꾀했다.

X2의 파워트레인은 3종의 트윈터보 엔진으로 개발됐다. 가솔린 모델인 X2 xDrive 20i는 최고출력 192마력의 동력성능을 갖췄고 7단 스텝트로닉 듀얼 클러치 트랜스미션이 장착됐다. 디젤 모델인 X2 xDrive 20d는 최고출력 190마력, X2 xDrive 25d는 최고출력 231마력의 힘을 낸다. 2종의 디젤 모델 모두 지능형 사륜구동 시스템인 xDrive와 8단 스텝트로닉 트랜스미션이 기본 장착됐다.

이 밖에 운전자가 하차한 후 차가 스스로 적절한 공간을 찾아 주차를 하는 ‘파킹 어시스턴트’ 기능이 탑재되는 등 여러 안전과 편의사양도 적용됐다. X2의 국내 출시가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미국과 유럽 시장의 가격을 감안하면 4000만원대 후반에서 5000만원대 초반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하반기에는 준중형 SUV인 X4와 중형 SUV인 X5의 완전변경 모델이 출시된다. 신형 X4는 지난 2014년 출시된 X4의 2세대 모델이다. 국내에서 기본형 SUV에 비해 수요가 다소 적은 쿠페형 모델이지만, 지난해 판매량은 1427대로 전년대비 11% 증가하는 등 관심이 꾸준히 늘고 있다.

BMW는 올해 3종의 SUV 신차를 앞세워 선두 탈환에 재도전할 예정이다./BMW 제공
▲ BMW는 올해 3종의 SUV 신차를 앞세워 선두 탈환에 재도전할 예정이다./BMW 제공

새롭게 출시되는 X5는 5년만에 나오는 4세대 모델이다. 지난 1999년 첫 선을 보인 BMW X5는 그 동안 수입 중형 SUV를 대표하는 모델로 국내 시장에서도 매년 높은 성장세를 유지해 왔다. 지난해 X5의 판매량은 3076대로 전년대비 61.3% 급증했다. 경쟁 모델로 현재 판매 중인 벤츠의 중형 SUV인 GLE가 2015년부터 판매된 점을 감안하면 신형 X5도 출시 후 신차 효과를 앞세워 높은 판매실적을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올해 1분기 출시되는 BMW의 전기차 i3s의 부분변경 모델/BMW 제공
▲ 올해 1분기 출시되는 BMW의 전기차 i3s의 부분변경 모델/BMW 제공

BMW는 이 밖에 1분기 중 고성능 모델인 M5의 완전변경 모델과 전기차 i3의 부분변경 모델을 선보인다. 하반기에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스포츠카인 i8 부분변경 모델과 i8 로드스터 등도 출시할 예정이다.

◆ 벤츠는 세단 모델 확장으로 ‘맞불’…신형 CLS 이어 E클래스 라인업 확대도 

신형 5시리즈에 SUV 3종을 추가해 선두 탈환에 나선 BMW의 도전에 벤츠는 세단이 중심이 된 신차로 대응한다. 올해 출시한 9종의 신차 중 절반 이상이 세단으로 구성된다.

올 상반기 출시되는 벤츠의 3세대 CLS/메르세데스-벤츠 제공
▲ 올 상반기 출시되는 벤츠의 3세대 CLS/메르세데스-벤츠 제공

벤츠는 먼저 상반기 중 완전변경된 신형 CLS를 출시한다. CLS는 ‘쿠페형 모델은 문이 2개’라는 고정관념을 깬 4도어 쿠페형 세단이다. 지난 2004년 첫 선을 보인 뒤 2010년 2세대 모델을 거쳐 올해 3세대 신형 모델이 출시된다.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벤츠코리아 사장은 지난 22일 가진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신형 CLS를 올해 출시하는 신차 중 가장 높은 판매량을 기록할 모델로 지목했다.

한국은 전 세계에서 두번째로 CLS가 많이 팔리는 시장으로 꼽힌다. 지난해 벤츠 CLS는 국내 시장에서 2303대가 판매됐다. 디젤 모델인 CLS 250d 4MATIC의 판매량은 1522대로 전년대비 33.6% 증가했다.

신형 CLS의 인테리어/메르세데스-벤츠 제공
▲ 신형 CLS의 인테리어/메르세데스-벤츠 제공

신형 CLS는 고성능 모델인 메르세데스 AMG GT와 흡사한 외관을 가졌고 기존 4인승 모델에서 5인승 모델로 확대됐다. 여기에 반자율주행시스템과 벤츠의 커넥티드카 서비스인 ‘메르세데스 미 커넥트’도 이용할 수 있다.

신형 CLS의 전 모델에는 직렬 6기통과 4기통의 새로운 디젤, 가솔린 엔진이 탑재된다.또 에어 바디 컨트롤 서스펜션과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이 적용된다. LED 하이 퍼포먼스 헤드램프, 차선 유지 어시스트, 속도 제어 어시스트 등 안전과 편의사양도 개선됐다.

벤츠는 또 상반기 중 E클래스에 카브리올레 모델을 추가하고 준중형 세단인 C클래스의 부분변경 모델도 출시할 예정이다. 고급 대형세단인 S클래스에서도 쿠페형 모델과 카브리올레 모델이 추가된다.

상반기에 출시되는 벤츠 E클래스 카브리올레/메르세데스-벤츠 제공
▲ 상반기에 출시되는 벤츠 E클래스 카브리올레/메르세데스-벤츠 제공

SUV에서도 신차가 추가된다. 벤츠는 올 초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한 2세대 완전변경 G클래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그러나 G클래스가 1억원대 이상의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는 차종임을 감안하면 벤츠의 전체 판매실적 개선에 큰 영향을 미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벤츠 G클래스는 국내 시장에서 2016년 178대, 지난해 163대가 각각 판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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